AI 컴퓨트 가격표가 사라졌습니다 — 칼시 GPU 선물 곡선과 미 상무부의 국가안보 요청

AI 컴퓨트 가격표가 사라졌습니다 — 칼시 GPU 선물 곡선과 미 상무부의 국가안보 요청

AI 시대의 원자재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많은 사람이 연산 능력, 즉 컴퓨트를 꼽습니다. 데이터센터의 GPU를 한 시간 빌리는 값이 AI 회사의 원가를 정하고, 그 GPU를 담보로 한 대출의 가치를 정하기 때문입니다.

예측시장 거래소 칼시는 지난 7월 그 값의 미래를 한눈에 보여주는 곡선을 내놓았습니다. 엔비디아 칩 세 종류를 한 시간 빌리는 값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시장이 예상하는 가격을 이어 붙인 것이었습니다.

9월 15일 세마포는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이 곡선을 내리라고 요구했고 칼시가 조용히 따랐다고 단독 보도했습니다. 이유는 국가안보였습니다. 상무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가격 정보 하나가 왜 국가안보 문제가 됐는지, 오늘은 그 배경을 차례로 풀어 보겠습니다.

밝은 청록빛 호가 한가운데서 뚝 끊기고 나머지 절반이 흐린 입자로 흩어지는 장면 — 사라진 컴퓨트 가격 곡선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GPU 한 시간 값을 미리 보여주던 곡선

선도 곡선은 같은 상품의 가격을 만기별로 늘어놓은 선입니다. 다음 달, 석 달 뒤, 반년 뒤에 이 물건을 사고팔 때 시장이 얼마를 매기고 있는지를 한 줄로 보여줍니다.

원유나 천연가스 같은 원자재 시장에서는 이런 곡선이 기본 정보입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앞으로의 계약 가격을 정할 때 기준으로 삼고, 곡선이 오르는지 내리는지로 시장의 기대를 읽습니다.

칼시의 컴퓨트 곡선은 이 방식을 GPU 임대료에 적용한 것이었습니다. 계약 협상을 하는 데이터센터와 AI 연구실이 참고할 수 있는 공개 기준점을 만들겠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었습니다.

칼시는 어떤 회사인가

칼시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즉 CFTC에 지정 계약시장으로 등록된 거래소입니다. 특정 사건이 일어날지에 돈을 거는 이벤트 계약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규제 당국의 정식 인가를 받았다는 점이 칼시의 강점입니다. 비슷한 상품을 내놓는 암호화폐 기반 플랫폼들과 달리 제도권 안에서 운영된다는 것을 앞세워 왔습니다.

최고경영자 타렉 만수르는 컴퓨트를 새로운 석유라고 부르며, 모든 원자재가 그랬듯 컴퓨트에도 제대로 된 파생상품 시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번 곡선은 그 구상의 첫 공개 상품이었습니다.

가느다란 어두운 원뿔 끝에 모서리가 빛나는 어두운 사각 판이 아슬아슬하게 올라선 모습 — 가격에 거는 예측시장 칼시를 표현한 개념 이미지

7월 14일에 나온 컴퓨트 선도 곡선

칼시는 7월 14일 GPU 연산 능력에 대한 선도 곡선을 공개했습니다. 출시 소식은 새로 영입한 최고위험책임자 우다이 샤를 통해 블룸버그 단독으로 먼저 알려졌습니다.

회사는 이 곡선을 시장 거래로 만들어진 첫 GPU 연산 선도 곡선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장외 계약이나 비공개 양자 협상이 아니라 실제 거래에서 가격이 정해진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겨냥한 사용자도 분명했습니다. 네오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하이퍼스케일러, 그리고 연산 계약을 협상하는 AI 연구실입니다. 수십억 달러 단위로 GPU를 빌리고 빌려주는 곳들이 공통으로 참고할 가격표를 만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B200, H200, A100 세 가지 칩

곡선은 엔비디아의 B200, H200, A100 세 가지 칩을 다뤘습니다. 각 칩을 한 시간 빌리는 값에 대해 시장이 예상하는 미래 가격을 보여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세 칩은 세대가 다릅니다. A100은 몇 해 전 AI 붐을 이끈 이전 세대이고, H200은 그다음 세대의 개량형, B200은 블랙웰 세대의 주력 제품입니다.

세대가 다른 칩을 한 화면에 나란히 놓으면 자연스럽게 한 가지가 드러납니다. 새 칩이 나올 때 오래된 칩의 임대료가 얼마나 빨리 떨어지는지입니다. 뒤에서 보겠지만 이 정보가 이번 논란의 핵심으로 꼽힙니다.

넓은 간격을 두고 세로로 쌓인 세 장의 어두운 사각 판, 각 판의 모서리가 청록빛으로 빛나는 장면 — B200·H200·A100 세 가지 칩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곡선 자체는 거래 상품이 아니었습니다

중요한 점은 곡선 자체는 사고파는 상품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기즈모도 보도에 따르면 곡선은 거래 대상이 아닌 참고용 도구였습니다.

곡선은 칼시에 따로 개설된 주 단위, 월 단위 GPU 임대료 시장들의 거래 데이터를 모아 만들어졌습니다. 이 개별 시장들은 CFTC 규제를 받는 이벤트 계약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내려간 것은 거래가 아니라 정보의 요약입니다. 세마포에 따르면 곡선의 바탕이 된 개별 시장 상당수는 지금도 열려 있습니다. 거래는 막지 않고 한눈에 보이는 가격표만 치웠다는 점이 이 사건을 더 특이하게 만듭니다.

세마포 단독 보도의 내용

세마포는 9월 15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칼시에 AI 컴퓨트 선도 곡선 게시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칼시는 이 요구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지 않고 조용히 따랐습니다. 칼시는 세마포의 문의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보도는 이 개입이 업계 관계자들에게 놀라움을 줬다고 전했습니다. 선물과 예측시장은 원래 CFTC가 맡는 영역인데, 이번에 목소리를 낸 곳은 전혀 다른 부처였기 때문입니다. 크립토브리핑은 이를 연방정부의 예상 밖 구석에서 나온 반발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반투명한 청록빛 프리즘 아래로 빛이 내려와 작은 어두운 피라미드 무리를 비추는 모습 — 개별 시장 데이터를 모아 만든 참고용 곡선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상무부가 내세운 이유는 국가안보

세마포에 따르면 상무부 관계자들은 곡선을 내리라고 요구하면서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위험인지는 보도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상무부는 반도체 수출 통제를 맡은 부처입니다. 어떤 칩을 어느 나라에 팔 수 있는지 정하는 곳이 AI 칩의 가격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다만 이 연결은 추정입니다. 수출 통제 정책과 이번 요구를 직접 잇는 설명은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지금 확인되는 것은 국가안보라는 명분이 제시됐다는 보도까지입니다.

신규 컴퓨트 계약 60일 동결

보도에서 더 무게가 실린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상무부가 CFTC에 새로운 컴퓨트 계약 승인을 사실상 60일 동안 멈추도록 압박했다는 내용입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영향은 칼시 한 곳에 그치지 않습니다. 컴퓨트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새 파생상품을 준비하던 모든 거래소가 같은 기간 동안 발이 묶이기 때문입니다.

세마포는 이를 드문 개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원자재 선물 시장에서 다른 부처가 신규 상품 승인 속도에 관여하는 일은 흔하지 않고, 그 대상이 막 생겨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더 이례적입니다.

무거운 어두운 반구가 작은 청록빛 정육면체 위로 내려와 빛을 거의 덮어 가리는 장면 — 곡선 게시를 멈추게 한 정부의 요구를 표현한 개념 이미지

상무부는 전면 부인했습니다

상무부는 보도를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대변인은 상무부가 칼시에 이 시장을 내리라고 요구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변인은 이어서 이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세마포는 부인 입장을 기사에 함께 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점의 사실관계는 이렇게 정리됩니다. 곡선이 사라진 것은 확인되고, 상무부의 요구가 있었다는 것은 복수의 관계자 증언에 기댄 보도이며, 상무부는 이를 부인합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추가 문서나 당사자의 공개 발언이 나와야 가려질 것입니다.

칼시는 말없이 따랐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칼시의 침묵입니다. 규제 당국과의 소송도 마다하지 않아 온 회사가 이번에는 공개적으로 반발하지 않았습니다.

칼시는 CFTC 인가를 사업의 기반으로 삼는 회사입니다. 새 컴퓨트 계약의 승인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 정부 부처와 공개적으로 부딪히는 것은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참고용 곡선 하나를 내리는 대가로 개별 시장을 지킬 수 있다면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역시 회사가 이유를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의 해석입니다.

가로로 뻗던 청록빛 줄기가 두꺼운 반투명 청록 결정 덩어리 안에서 갑자기 멈춘 모습 — 신규 컴퓨트 계약 60일 동결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시장이 추측하는 진짜 이유

세마포는 시장 참여자들이 제시한 한 가지 가능성을 전했습니다. 컴퓨트 선물이 조작돼 오래된 칩의 비용이 급락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그렇게 되면 AI 관련 주식과 부채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이 설명의 요지입니다. 가격표 하나가 실제 경제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경로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설명은 공식 발표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의 추정입니다. 그래도 왜 하필 세대가 다른 칩을 나란히 보여주는 곡선이 문제가 됐는지를 설명하는 가장 구체적인 가설이라는 점에서 살펴볼 가치가 있습니다.

오래된 칩 값이 떨어지면 무엇이 흔들리나

GPU는 새 세대가 나올 때마다 이전 세대의 임대료가 떨어집니다. 같은 전기와 공간으로 더 많은 연산을 하는 칩이 나오면, 오래된 칩을 빌리려는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오래된 칩도 여전히 누군가의 자산이라는 점입니다. 수십만 장의 이전 세대 칩을 보유한 클라우드 회사는 그 칩이 앞으로 벌어들일 임대료를 기준으로 회사 가치와 대출 한도를 평가받습니다.

임대료 전망이 공개 곡선으로 한눈에 보이면, 이 가치 평가가 얼마나 낙관적이었는지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정보가 투명해지는 것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위험이 되는 구조입니다.

두 개의 어두운 구체 사이에 얇은 청록빛 막이 세로로 서 있는 장면 — 엇갈리는 보도와 상무부의 부인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GPU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 구조

AI 인프라 붐에서 GPU는 담보로도 쓰입니다. 전문 클라우드 기업들이 보유한 GPU를 담보로 대규모 부채를 조달하는 방식이 널리 퍼졌습니다.

이 구조에서 담보 가치는 GPU가 앞으로 벌어들일 임대료에 달려 있습니다. 임대료가 예상보다 빨리 떨어지면 담보 가치가 줄고, 대출 조건을 다시 맞춰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GPU 임대료의 미래 가격은 단순한 시세 정보가 아니라 신용 위험을 가늠하는 지표가 됩니다. 원유 선물 곡선이 에너지 기업의 부채 위험을 읽는 도구로 쓰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거래량이 얇은 시장의 약점

세마포가 전한 우려에는 또 하나의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컴퓨트 선물 시장은 아직 거래량이 적다는 점입니다.

거래가 적은 시장에서는 몇 건의 거래만으로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가격이 공개 기준점으로 쓰이면, 실제 수급과 동떨어진 숫자가 시장 전체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약점은 조작 의도가 없어도 문제가 됩니다. 얇은 시장의 가격은 원래 변동이 크고, 그 변동이 뉴스가 되면 주식과 채권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새 시장이 신뢰를 얻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어두운 팔면체가 아래로 가라앉으며 위로 흐린 청록빛 점들의 자취를 남기는 모습 — 떨어지는 구형 칩의 임대료를 표현한 개념 이미지

같은 정부 안의 다른 목소리

흥미로운 것은 같은 정부 안에서 정반대의 메시지가 나온다는 점입니다. CFTC의 마이클 셀리그 위원장은 컴퓨트 파생상품 시장을 적극 옹호해 왔습니다.

셀리그 위원장은 미국이 AI 경쟁에서 이기려면 탄탄한 컴퓨트 파생상품 시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산업 경제의 원자재 거래에서 미국 시장이 기준을 세웠듯, 지능 경제의 원자재에서도 같은 일을 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한쪽 기관은 시장을 키우자고 하고, 보도대로라면 다른 기관은 그 시장의 가격 공개를 막은 셈입니다. 이 엇갈림이 정책 방향의 충돌인지, 속도 조절에 대한 합의인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8월 19일 CFTC 의견수렴 요청

CFTC는 8월 19일 컴퓨트 파생상품 계약 상장에 관한 의견수렴 요청을 발표했습니다. 이 요청은 8월 21일 연방관보에 게재됐습니다.

요청서는 컴퓨트 현물 시장의 규모와 유동성, 시장 감시와 조작 우려, 고객 보호, 그리고 만기가 없는 무기한 컴퓨트 선물까지 폭넓은 질문을 담았습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조작 우려가 공식 질문 목록에 이미 들어 있다는 점입니다. 세마포가 전한 시장의 추정과 같은 주제를 규제 당국도 공개적으로 검토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맨 아래 작은 청록빛 구체 하나 위에 어두운 정육면체들이 위태롭게 높이 쌓인 장면 — GPU를 담보로 쌓아 올린 부채 구조를 표현한 개념 이미지

10월 20일 의견 마감

CFTC의 의견 접수 마감은 10월 20일입니다. 거래소와 시장 참여자, 연구자, 일반인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셀리그 위원장은 이 요청을 미국 컴퓨트 시장을 위한 명확한 규칙을 세우는 첫걸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의견이 모이면 그다음에 구체적인 기준이 나오게 됩니다.

보도대로 60일 동결이 있었다면, 그 시계와 이 의견수렴 일정이 어떻게 겹치는지도 관심거리입니다. 동결이 풀리는 시점과 규칙이 정해지는 시점이 맞물리면 첫 상품들의 출시 순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CME와 실리콘데이터의 10월 5일 계획

칼시만 이 시장을 노리는 것이 아닙니다.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 그룹 CME는 8월 11일 실리콘데이터와 함께 컴퓨트 선물을 10월 5일 거래일부터 상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상품은 두 가지입니다. 실리콘데이터 H100 임대료 지수 선물과 B200 임대료 지수 선물입니다. 뉴욕상업거래소 규칙에 따라 거래되고 CME 체계로 청산되며, 출시는 CFTC 검토를 전제로 합니다.

실리콘데이터는 네오클라우드와 하이퍼스케일러 등에서 관측한 GPU 임대료를 모아 매일 표준화된 시간당 가격 지수로 발표하는 회사입니다. 칼시가 거래로 가격을 만든다면, CME는 외부 지수를 기준으로 삼는 방식입니다.

멀리 떨어진 세 개의 작은 청록빛 사면체가 가느다란 선으로 이어져 성긴 삼각형을 이루는 모습 — 참여자가 적고 거래가 얇은 초기 시장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730 GPU시간짜리 계약 한 장

CME 계약 한 건은 730 GPU시간을 다룹니다. 칩 한 장을 한 달 내내 쉬지 않고 빌리는 분량에 해당합니다.

결제는 실물 인도가 아니라 현금으로 이뤄집니다. 만기 때 실리콘데이터가 매일 발표하는 시간당 임대료 지수와 계약 가격의 차이만큼 돈이 오가는 구조입니다.

이런 설계는 실제 GPU를 빌리는 회사가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는 데 쓸 수 있습니다. 앞으로 임대료가 오를까 걱정하는 연구실은 미리 가격을 고정하고, 떨어질까 걱정하는 클라우드 회사는 반대편에 설 수 있습니다.

ICE와 다른 거래소들

세마포는 CME 외에도 뉴욕증권거래소의 모회사인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 즉 ICE와 아키텍트 파이낸셜 테크놀로지스를 이 시장에 뛰어든 거래 운영사로 꼽았습니다.

야후 파이낸스 보도에 따르면 CME와 ICE 모두 경쟁 상품을 발표했고, 칼시는 CME 출신 인사를 영입하며 경쟁 구도를 분명히 했습니다. CME가 칼시의 무기한 선물을 막기 위해 CFTC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도 있습니다.

막 열리는 시장에서 기준 가격을 누가 쥐느냐는 오래 가는 권력입니다. 원유 시장에서 특정 거래소의 가격이 세계 기준이 된 것처럼, 컴퓨트에서도 첫 기준점이 되는 곳이 큰 몫을 가져가게 됩니다.

모서리가 청록빛으로 빛나는 어두운 육각기둥, 윗면이 작은 빛나는 칸들로 나뉜 장면 — 730 GPU시간으로 표준화한 선물 계약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컴퓨트는 새로운 석유인가

칼시 최고경영자가 컴퓨트를 새로운 석유라고 부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둘 다 경제 전체가 의존하는 투입재이고, 공급이 한정돼 있으며, 가격 변동이 산업의 수익성을 좌우합니다.

야후 파이낸스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2026년 한 해에만 연산 인프라에 5,000억에서 6,000억 달러 넘게 투자를 약속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정도 규모의 지출에는 가격 위험을 관리할 도구가 따라붙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도 2024년에 컴퓨트 선물이 새로운 자산군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월가의 관심이 이미 여기로 향하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석유와 다른 점

그러나 GPU 연산은 석유와 다릅니다. 석유는 한 배럴이 다른 배럴과 거의 같지만, GPU 한 시간은 칩 세대, 메모리,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위치에 따라 가치가 크게 달라집니다.

또 석유는 시간이 지나도 품질이 떨어지지 않지만, GPU는 새 세대가 나오는 순간 상대 가치가 떨어집니다. 몇 년 단위로 기준 상품 자체가 바뀌는 원자재인 셈입니다.

이 차이 때문에 표준화된 가격을 만드는 일이 어렵고, 가격이 조작되거나 오해될 여지도 커집니다. 규제 당국이 신중해지는 이유이면서, 동시에 가장 먼저 좋은 기준을 만드는 곳이 큰 가치를 얻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매끈하고 윤기 나는 어두운 물방울 곁에 밝은 청록빛 보석 결정이 떠 있는 모습 — 석유와 컴퓨트를 나란히 놓은 비교를 표현한 개념 이미지

실제 사례, 네오클라우드의 요금 협상

H100 수천 장을 보유한 중견 클라우드 회사가 AI 스타트업과 1년짜리 임대 계약을 협상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스타트업은 내년이면 임대료가 떨어질 테니 싸게 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공개된 선도 곡선이 있다면 양쪽은 같은 숫자를 놓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시장이 예상하는 하락 폭이 공개돼 있으니 협상이 짧아지고, 서로 근거 없는 추측을 주장할 여지가 줄어듭니다.

반대로 그 곡선이 급하게 떨어지는 모양이라면 클라우드 회사는 불리해집니다. 협상력뿐 아니라 보유 칩의 가치 평가와 대출 조건까지 함께 압박받게 됩니다. 곡선이 사라진 지금은 다시 각자의 추정으로 협상하는 상태로 돌아갔습니다.

실제 사례, AI 연구실의 예산 계획

내년 모델 학습을 준비하는 AI 연구실은 연산 비용을 미리 정해야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학습 한 번에 수만 장의 GPU가 몇 달 동안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CME의 730 GPU시간 계약 같은 상품이 열리면, 연구실은 필요한 연산량의 일부를 미리 고정된 가격으로 묶어 둘 수 있습니다. 항공사가 연료 가격을 선물로 관리하는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이런 도구가 늦어지면 가격 위험은 그대로 연구실과 투자자가 떠안습니다. 60일 동결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 비용은 새 계약을 기다리던 시장 참여자 모두가 나눠 지게 됩니다.

마주 다가오는 두 개의 어두운 쐐기 끝 사이에 작은 청록빛 구체가 끼어 있는 장면 — 임대료를 두고 벌어지는 협상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아직 모르는 것들

첫째, 상무부의 요구가 실제로 있었는지부터 엇갈립니다. 보도는 복수의 관계자를 근거로 삼고, 상무부는 전면 부인합니다. 문서나 공개 증언이 나오기 전까지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둘째, 국가안보 우려의 구체적인 내용이 없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의 조작 가설이 있을 뿐, 정부가 어떤 위험을 봤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셋째, 60일 동결이 CME의 10월 5일 출시 계획에 영향을 주는지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CFTC가 이 보도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낼지, 의견수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앞으로 지켜볼 대목입니다.

가격을 공개하는 일에 던지는 질문

시장 경제에서 가격 공개는 보통 좋은 일로 여겨집니다. 모두가 같은 정보를 보면 거래가 공정해지고, 자원이 필요한 곳으로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은 그 원칙이 새로운 전략 자원 앞에서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AI 연산이 경제와 안보의 핵심이 되면서, 그 가격 정보가 누구에게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가 정책의 문제로 바뀌고 있습니다.

투명한 가격이 시장을 안정시키는지, 얇은 시장의 가격이 오히려 불안을 키우는지는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분명한 것은 컴퓨트가 이제 기술 부품이 아니라 금융과 정책이 다투는 원자재가 됐다는 사실입니다.

뚜껑이 살짝 들린 매끈한 어두운 상자 틈으로 밝은 청록빛이 새어 나오는 모습 — 가격 정보를 공개하는 문제를 표현한 개념 이미지

핵심 정리

칼시는 7월 14일 엔비디아 B200, H200, A100의 시간당 임대료 선도 곡선을 공개했습니다. 9월 15일 세마포는 상무부가 지난달 국가안보를 이유로 이 곡선을 내리라고 요구했고, CFTC에 신규 컴퓨트 계약 승인을 60일 멈추도록 압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칼시는 조용히 따랐고 개별 시장은 열려 있습니다. 상무부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오래된 칩 값이 급락한 것처럼 조작돼 AI 주식과 부채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을 이유로 추정합니다.

한편 CFTC는 10월 20일까지 컴퓨트 파생상품 의견을 받고 있고, CME는 실리콘데이터 지수 기반의 H100·B200 선물을 10월 5일 상장할 계획입니다. 컴퓨트 가격을 둘러싼 제도 경쟁은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참고하실 만한 것

AI 인프라 투자나 GPU 임대 계약에 관심이 있다면 CFTC의 컴퓨트 파생상품 의견수렴 요청서를 직접 읽어 보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규제 당국이 어떤 위험을 보고 있는지가 질문 목록에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10월 5일로 예정된 CME 컴퓨트 선물이 실제로 출시되는지, 상무부와 CFTC가 이번 보도에 어떤 추가 입장을 내는지도 SVIL 블로그에서 이어서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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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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