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가 새 모델을 조용히 올리고 다음 날 공지를 지웠습니다 — V4 Pro 0813과 보안 특화라는 반전

딥시크가 새 모델을 조용히 올리고 다음 날 공지를 지웠습니다 — V4 Pro 0813과 보안 특화라는 반전

보통 새 AI 모델이 나오면 블로그 글이 올라오고, 벤치마크 표가 공개되고, 기술 보고서가 붙습니다. 딥시크가 8월 13일 내놓은 V4 Pro 0813에는 그게 없었습니다. 가격표만 조용히 바뀌었고, 짧은 안내문 하나가 올라왔다가 다음 날 사라졌어요.

새 모델이 나왔는데, 발표가 없었습니다

딥시크는 2026년 8월 13일 V4 Pro 0813을 정식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블로그 글도, 변경 이력도, 보도자료도 없었어요. 하루 전인 8월 12일에 API 가격 페이지가 새 버전으로 갱신된 것이 사실상 유일한 사전 신호였습니다.

업계가 이를 알아챈 건 외부 평가 기관과 API 중개 서비스에 모델이 뜨기 시작하면서였습니다.

칠흑 속에 홀로 떠 있는 매끈한 어두운 정육면체가 안쪽에서부터 강렬한 청록빛으로 빛나는 모습 — 조용히 공개된 새 모델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무슨 일이 있었나 — 8월 13일의 조용한 교체

V4 Pro 0813은 완전히 새로운 계열이 아닙니다. 올해 4월에 나온 V4 계열의 업데이트 버전이에요. 정확히는 4월 프리뷰 단계였던 Pro 모델을 정식 버전으로 끌어올린 것입니다.

그러니까 "새 모델 출시"보다는 "주력 모델의 세대 교체"에 가깝습니다. 그런데도 발표가 없었다는 점이 이례적이었어요.

공지를 올렸다가 다음 날 지웠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딥시크는 공식 웹사이트에 짧은 안내문 하나를 올렸다가 다음 날 오후에 그 안내문을 삭제했습니다.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정황상 독립 평가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는 해석이 나왔어요. 회사가 직접 설명하지 않았으니 이 부분은 추정입니다.

어두운 벽에 난 매끈한 사각 개구부에서 청록빛이 새어 나오다가 한 줄로 가늘어지는 모습 — 올렸다가 거둬들인 공지를 표현한 개념 이미지

V4 Pro 0813이 정확히 무엇인가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딥시크가 만든 대형 혼합 전문가(MoE) 모델이고, 가중치가 공개돼 있으며, 추론(reasoning) 기능을 갖춘 최상위 등급 모델입니다.

딥시크 V4 계열은 두 갈래예요. 무거운 Pro와 가벼운 Flash. 이번에 갱신된 건 무거운 쪽입니다.

이름의 '0813'은 날짜입니다

중국 AI 회사들이 자주 쓰는 방식인데, 모델 이름 뒤에 붙은 네 자리는 월일을 뜻합니다. 0813이면 8월 13일이에요.

버전 번호 대신 날짜를 쓰면 "언제 찍힌 스냅샷인가"가 이름만 봐도 드러납니다. 대신 무엇이 바뀌었는지는 이름이 말해 주지 않아요. 이번처럼 변경 이력이 없으면 이용자가 직접 비교해 봐야 합니다.

드넓고 조밀하게 늘어선 수많은 어두운 정육면체 가운데 몇 개만 청록빛으로 빛나는 모습 — 전체 파라미터 중 일부만 활성화되는 혼합 전문가 구조를 표현한 개념 이미지

크기 — 총 1.6조, 실제로 쓰는 건 490억

V4 Pro의 전체 파라미터는 1.6조 개입니다. 그런데 토큰 하나를 처리할 때 실제로 활성화되는 건 약 490억 개예요. 나머지는 그 순간 쉬고 있습니다.

가벼운 쪽인 V4-Flash는 총 2840억 개에 활성 130억 개 구성입니다.

MoE가 뭔가요, 왜 이렇게 만드나

혼합 전문가(Mixture of Experts)는 모델 안에 전문가 여럿을 두고 질문마다 몇 명만 부르는 구조입니다. 병원에 비유하면 의사 100명이 상주하지만 환자 한 명에겐 2~3명만 붙는 식이에요.

덕분에 지식의 총량은 크게 유지하면서 계산 비용은 낮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1.6조라는 덩치를 감당 가능한 가격에 서비스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나란히 선 똑같은 어두운 두 덩어리 중 하나는 밝은 청록빛 테두리를, 다른 하나는 흐릿한 테두리를 두른 모습 — 같은 계열 두 버전의 성능 차이를 표현한 개념 이미지

컨텍스트 100만 토큰, 출력 38만 토큰

입력 컨텍스트 창은 1,048,576토큰입니다. 정확히 2의 20제곱이에요. 최대 출력은 384,000토큰입니다.

감을 잡자면, 100만 토큰은 두꺼운 기술 문서 여러 권을 한 번에 넣을 수 있는 크기입니다. 출력 38만 토큰은 한 번의 요청으로 장편 분량을 통째로 뽑을 수 있다는 뜻이고요. 이건 실제로 드문 사양입니다.

종합 점수는 53점이었습니다

독립 평가 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지능 지수(Intelligence Index)에서 V4 Pro 0813은 53점을 받았습니다. 추론 기능을 켜고 최대 노력 설정으로 측정한 값이에요.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숫자였습니다. 딥시크가 4월 V4 출시 때 만들어 놓은 기세를 생각하면 더 그랬어요.

서로 맞물린 어두운 각진 덩어리들의 조밀한 구조물에 청록빛이 좁은 홈마다 박혀 빛나는 모습 — 보안 영역에 특화된 강점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53점이 어느 정도인가

비교 대상을 붙여 보겠습니다. 같은 53점은 지푸AI가 6월에 낸 GLM-5.2와 동급입니다. 두 달 전 중국 경쟁사 모델을 이제 막 따라잡았다는 뜻이에요.

오픈AI GPT-5.6 계열과 비교하면, 중간 등급인 테라(Terra)보다 4점 낮습니다. 최상위인 솔이 아니라 중간 등급에 뒤진 겁니다. 문샷의 키미 K3와는 7점 차예요. 다른 평가인 Vals 지수에서는 12위권으로 잡혔습니다.

그런데 딥시크가 자랑한 수치는 따로 있습니다

여기가 이번 건의 재미있는 지점입니다. 종합 지능 점수는 밋밋했는데, 특정 영역의 개선 폭은 대단히 컸어요. 4월 프리뷰 버전과 비교한 수치입니다.

  • DeepSWE: 12.8 → 62.7
  • CyberGym: 52.7 → 83.3
  • Terminal Bench 2.1: 72.1 → 87.9
어두운 직사각형 개구부들을 막힘없이 통과해 지나가는 넓고 수평한 청록빛 광선 — 취약점을 관통해 찾아내는 보안 평가를 표현한 개념 이미지

CyberGym 52.7 → 83.3

세 수치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사이버보안 쪽입니다. CyberGym에서 83.3점을 받았어요. 30점 넘게 뛴 겁니다.

여러 매체가 이번 모델을 "종합 성능은 아쉽지만 사이버보안에서는 빛난다"고 요약한 근거가 이 수치입니다.

CyberGym이 뭔가요

CyberGym은 버클리 연구진이 만든 평가로, 실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 발견된 진짜 취약점을 AI가 얼마나 다룰 수 있는지 봅니다.

규모가 상당합니다. 188개 프로젝트에서 나온 1507건의 실제 취약점을 씁니다. OpenSSL이나 FFmpeg 같은, 세상이 실제로 돌아가는 데 쓰이는 소프트웨어예요. 문제를 지어내지 않고 실행으로 검증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완전한 어둠을 가로질러 끝에서 끝까지 이어지는 아주 길고 가느다란 청록빛 선 — 100만 토큰 컨텍스트 창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DeepSWE 12.8 → 62.7이라는 이상한 점프

솔직히 이 수치는 한 번 더 봐야 합니다. 12.8점에서 62.7점이면 거의 다섯 배예요. 같은 계열 모델의 한 세대 개선폭으로는 흔치 않습니다.

이런 폭이 나오는 경우는 대개 둘 중 하나입니다. 프리뷰 버전이 해당 형식에 아예 대응을 못 했거나, 그 과제 유형에 맞춰 집중 학습했거나. 어느 쪽인지는 기술 보고서가 없어서 확인할 수 없습니다.

터미널 벤치 87.9 vs "터미널에서 부진"이라는 평가

여기서 정면으로 어긋나는 지점이 나옵니다. 딥시크 쪽 수치는 터미널 벤치에서 87.9점인데, 외신 보도에 인용된 평가는 "샌드박스 터미널 환경에서 작업을 끝맺지 못한다"는 쪽이었어요.

복잡한 금융 모델을 스프레드시트로 만들어 내는 과제에서도 부진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즉 점수는 높은데 실제 완수는 약하다는 상반된 그림입니다.

매끈하고 아무 무늬 없는 어두운 직사각형 용기 바닥에 청록빛이 고여 있는 모습 — 채워지다 만 성능의 빈자리를 표현한 개념 이미지

왜 이런 어긋남이 생기나 — 자체 측정과 독립 측정

이 어긋남은 이번 건만의 일이 아닙니다. 모델 제공사가 발표하는 벤치마크는 자기들이 고른 설정, 자기들이 고른 프롬프트로 잰 값이에요. 독립 기관은 표준화된 조건에서 잽니다.

같은 이름의 평가라도 버전, 시도 횟수, 도구 사용 허용 범위가 다르면 점수가 크게 벌어집니다. 그래서 여러 매체가 이번 수치를 두고 "독립 검증을 기다린다"는 태도를 취했어요.

속도는 나쁘지 않습니다

성능 얘기만 하다 보면 놓치는데, 실사용 감각을 좌우하는 속도는 준수합니다. 출력 속도는 초당 76.8토큰, 첫 토큰까지 걸리는 시간은 1.80초예요.

둘 다 공개 가중치 모델 평균보다 좋은 편입니다. 덩치가 1.6조인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죠.

나란히 선 두 개의 어두운 정육면체를 하나의 곧고 가느다란 청록빛 선이 이어 주는 모습 — 자체 측정과 독립 측정을 나란히 놓고 보는 상황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라이선스가 이 모델의 진짜 무기입니다

점수 이야기를 한참 했지만, 실무자에게 더 중요한 건 따로 있습니다. V4 Pro 0813은 MIT 라이선스로 배포됩니다.

MIT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중 가장 느슨한 축이에요. 상업적 사용, 수정, 재배포가 모두 허용됩니다. 파생 모델을 만들어 팔아도 되고, 회사 서버에 올려 사내 전용으로 써도 됩니다.

MIT 라이선스가 실무에서 뜻하는 것

구체적으로 이런 게 가능해집니다. 데이터를 외부로 내보낼 수 없는 조직 — 병원, 금융사, 공공기관 — 이 모델을 자기 인프라에 통째로 올려서 쓸 수 있어요.

API 모델은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이게 안 됩니다. 그래서 종합 점수 53점이라는 숫자만으로 이 모델을 평가하면 가장 중요한 축을 빠뜨리게 돼요.

매끈한 어두운 판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좁고 강렬한 청록빛 틈 — 공개된 가중치가 열어 주는 통로를 표현한 개념 이미지

개발자 반응은 미지근했습니다

공개 직후 커뮤니티 반응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쪽이 많았습니다. 4월 V4가 "클로드보다 훨씬 싼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것에 비하면 온도 차가 컸어요.

다만 연구자들 쪽에서는 특정 영역에 대한 긍정 평가가 나왔습니다. 보안 연구처럼 좁고 깊은 용도에서는 쓸 만하다는 반응이었죠.

가격 불만이 나온 배경

가격에 대한 불만도 있었습니다. 딥시크의 정체성 자체가 "같은 성능을 훨씬 싸게"였는데, 이번엔 성능 상승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 페이지가 먼저 갱신됐거든요.

싼 가격이 무기인 회사가 그 무기를 조금이라도 무디게 하면 반응이 즉시 나옵니다. 이번이 그런 경우였습니다.

어두운 정육면체들이 강렬한 청록빛 한 점을 향해 안쪽으로 모여드는 모습 — 좁은 영역에 집중된 성능 개선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보안 특화라는 포지션, 양날의 검입니다

사이버보안 능력이 뛰어난 공개 가중치 모델은 방어에도 공격에도 쓰입니다. 가중치가 공개돼 있으니 안전장치를 걷어낸 파생 모델을 만드는 것도 기술적으로 가능해요.

이건 딥시크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개 가중치 모델 전체가 안고 있는 구조적 딜레마입니다. 다만 CyberGym 83.3점이라는 수치는 그 딜레마를 한 칸 더 앞으로 당깁니다.

실제 사례 — 쓸 만한 자리와 아닌 자리

실무 기준으로 나눠 보겠습니다. 쓸 만한 자리는 이렇습니다. 데이터를 밖으로 못 보내는 사내 문서 처리, 100만 토큰을 통째로 넣어야 하는 대용량 코드베이스 분석, 보안 취약점 스캔 보조, 파인튜닝 기반이 필요한 연구.

권하지 않는 자리도 분명합니다. 여러 도구를 오가며 끝까지 완수해야 하는 자율 에이전트 작업, 복잡한 표 계산이 핵심인 업무, 그리고 최고 수준의 종합 추론이 필요한 일. 이 셋은 아직 상위 상용 모델 쪽이 낫습니다.

작은 어두운 정육면체 하나에서 바깥으로 퍼져 나가는 청록빛 동심원 고리들 — 공개된 모델이 만드는 파급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핵심 정리

  • 무엇: 딥시크가 V4 Pro 0813을 8월 13일 조용히 공개(블로그·기술보고서 없음, 안내문은 다음 날 삭제)
  • 구성: MoE 총 1.6조 파라미터 / 활성 490억, 컨텍스트 100만 토큰, 최대 출력 38만 토큰
  • 종합 점수: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지능 지수 53점 — GLM-5.2와 동급, GPT-5.6 테라보다 4점 낮음
  • 강점: CyberGym 83.3점(프리뷰 대비 +30.6), 보안 영역 특화
  • 약점: 터미널 환경 작업 완수, 복잡한 표 계산
  • 진짜 무기: MIT 라이선스 — 상업 사용·수정·자체 서버 구동 자유
  • 주의: 개선 수치는 대부분 자체 발표분, 독립 검증은 진행 중

조용한 출시가 말해 주는 것

이번 건에서 가장 많은 걸 말해 주는 건 벤치마크 숫자가 아니라 발표 방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 있는 모델은 조용히 내지 않아요. 그리고 올린 안내문을 다음 날 내리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모델을 그냥 넘기면 안 되는 이유는 하나예요. 1.6조 파라미터짜리 모델을 MIT 라이선스로 가져다 쓸 수 있다는 사실은, 53점이라는 점수와 별개로 계속 유효합니다. 화려한 발표가 없다고 해서 도구의 값어치가 사라지지는 않아요.

완전한 어둠을 가로지르며 곡선을 그리는 가느다란 청록빛 호와 그 아래쪽 끝에 놓인 작은 어두운 정육면체 — 조용히 내려앉은 출시 곡선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참고하실 만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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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가중치 모델을 검토 중이시라면, 벤치마크 점수보다 ①라이선스 ②자체 서버 구동 가능 여부 ③내 업무 유형의 벤치마크 세 가지를 먼저 보시길 권합니다. 종합 점수는 그다음이에요. 이번 모델이 정확히 그 사례입니다.

출처

  1. DeepSeek's updated V4 Pro AI model struggles on benchmarks, shines in cybersecurity — South China Morning Post
  2. DeepSeek V4 Pro 0813 (max) — Intelligence, Performance & Price Analysis — Artificial Analysis
  3. DeepSeek V4 Pro 0813 Goes GA: Benchmark Claims Await Independent Proof — TechTimes
  4. DeepSeek v4-0813-Pro Benchmarks — OfficeChai
  5. DeepSeek V4 Pro 0813 — API Pricing & Benchmarks — OpenRouter
  6. DeepSeek releases V4 Pro model with 1.6 trillion parameters in open-weight push — Crypto Briefing
  7. CyberGym: Evaluating AI Agents' Real-World Cybersecurity Capabilities at Scale — Berkeley RDI
  8. Terminal-Bench v2.1 Benchmark Leaderboard — Artificial 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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