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타임스와 뉴스데이가 오픈AI를 걸었습니다 — 유료 장벽 우회와 모델 폐기 요구
미국 지역 신문 두 곳이 같은 날 같은 법원에 소장을 냈습니다. 시애틀 타임스와 뉴스데이입니다. 상대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입니다.
새로울 게 없어 보이는 소식입니다. 뉴욕타임스가 2023년에 같은 두 회사를 걸었고, 그 뒤로 언론사 소송은 줄을 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소장은 앞선 것들과 결이 다릅니다.
주장이 여덟 갈래로 갈라져 있고, 마지막에 붙은 요구가 셉니다. 학습에 쓰인 데이터와 모델을 없애 달라고 했습니다.

신문 두 곳이 같은 날 소장을 냈습니다
시애틀 타임스와 뉴스데이가 2026년 9월 4일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저작권과 상표를 함께 건 연방 소송입니다.
두 회사가 신문 기사를 허락도, 대가도 없이 가져다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그 인공지능으로 사업을 했다는 것이 주장의 뼈대입니다.
언론사가 AI 회사를 거는 일은 이제 흔해졌습니다. 그런데도 이 소장이 눈에 띄는 이유는 담긴 주장의 폭 때문입니다.
시애틀 타임스와 뉴스데이는 어떤 신문인가
시애틀 타임스는 워싱턴주 시애틀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 일간지입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고 퓰리처상을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뉴스데이는 뉴욕주 롱아일랜드를 기반으로 합니다. 지역 밀착 보도로 알려져 있고, 온라인 기사 대부분을 유료 구독자에게만 엽니다.
둘 다 전국지가 아닙니다. 이 점이 이번 소송의 의미를 만듭니다. 뒤에서 다시 짚겠습니다.

소장이 접수된 곳 —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소장은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 접수됐습니다. 미국에서 저작권 분쟁이 가장 많이 다뤄지는 법원 가운데 하나입니다.
뉴욕타임스가 2023년에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건 곳도 같은 법원입니다. 비슷한 사건이 한 법원에 모이면 판단의 기준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먼저 나온 사건에서 어떤 쟁점이 어떻게 정리되는지가 뒤따르는 사건의 출발선이 됩니다.
피고가 둘인 이유
오픈AI는 모델을 만든 곳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모델을 돌릴 컴퓨터를 대고, 자사 제품에 그 모델을 얹어 팝니다.
원고 쪽 논리는 간단합니다. 만든 쪽과 그것으로 돈을 번 쪽이 함께 책임을 진다는 것입니다.
이 구조는 뉴욕타임스 사건과 같습니다. AI 회사 하나만 거는 것보다 배상 여력이 큰 상대를 함께 세우는 효과도 있습니다.

첫 번째 축 — 허락 없는 학습
가장 기본이 되는 주장입니다. 두 신문의 기사를 학습 데이터로 썼는데 허락을 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AI 회사들은 그동안 공개된 자료를 학습에 쓰는 것은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답해 왔습니다. 미국 저작권법이 인정하는 예외입니다.
이 주장 하나만 놓고 보면 앞선 소송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차이는 여기에 다른 주장들이 겹겹이 쌓였다는 점에서 생깁니다.
두 번째 축 — 유료 장벽 우회
소장은 두 회사가 기사를 조직적으로 긁어 갔고, 그 과정에서 유료 장벽을 넘었다고 주장합니다.
유료 장벽은 돈을 낸 구독자에게만 기사를 여는 장치입니다. 신문사가 온라인에서 수익을 내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장벽 뒤의 기사를 허락 없이 가져갔다면 이야기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누구나 볼 수 있던 것을 가져간 것과, 잠긴 것을 열고 가져간 것은 다릅니다.

robots.txt로 막아 두었다는 주장
뉴스데이는 자사 웹사이트에 robots.txt 파일을 두고 오픈AI의 수집기와 커먼 크롤에게 들어오지 말라고 명시해 두었다고 밝혔습니다.
robots.txt는 웹사이트가 자동 수집기에게 어디까지 들어와도 되는지 알려 주는 약속입니다. 법으로 강제되는 것은 아니고 관행에 가깝습니다.
원고 쪽은 이 파일의 존재를 들어 두 회사가 거부 의사를 알고도 가져갔다고 주장합니다. 고의를 뒷받침하는 재료로 쓰이는 셈입니다.
세 번째 축 — 저작권 관리 정보 제거
기사에는 누가 썼고 누가 권리를 가지는지 알려 주는 정보가 붙어 있습니다. 이것을 저작권 관리 정보라고 부릅니다.
소장은 두 회사가 학습 과정에서 이 정보를 떼어 냈다고 주장합니다. 미국 저작권법은 이 행위를 따로 금지하고 별도의 배상을 인정합니다.
앤스로픽 사건에서도 같은 조항이 쟁점이 됐습니다. 건별로 배상액이 붙기 때문에 규모가 커집니다.

네 번째 축 — 원문 그대로 되뱉기
학습한 기사를 모델이 거의 그대로 다시 내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장은 이런 사례가 실제로 확인됐다고 주장합니다.
이 대목이 중요한 이유는 공정이용 방어를 정면으로 흔들기 때문입니다. 배우는 것과 옮겨 적는 것은 다릅니다.
모델이 원문을 통째로 재현할 수 있다면, 학습된 결과물 안에 원문이 어떤 형태로든 남아 있다는 뜻이 됩니다.
다섯 번째 축 — 검색 증강 생성이라는 새 전선
요즘 챗봇은 학습한 것만 말하지 않습니다. 질문을 받으면 실시간으로 웹을 뒤져 그 내용을 요약해 답합니다. 이 방식을 검색 증강 생성이라고 부릅니다.
소장은 이 부분을 따로 걸었습니다. 학습이 공정이용인지와 별개로, 오늘 올라온 기사를 즉시 요약해 보여 주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용자가 요약만 읽고 원문을 안 읽으면 신문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학습 논쟁보다 이쪽이 실제 피해에 더 가깝습니다.

여섯 번째 축 — 시장 대체
공정이용을 판단할 때 법원이 가장 무겁게 보는 항목이 원저작물의 시장을 대체했는지 여부입니다.
소장은 챗봇이 기사를 대신 읽어 주면서 신문 사이트로 갈 이유를 없앴다고 주장합니다. 방문자가 줄면 광고 수익이 줄고 구독 전환도 줄어듭니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공정이용 방어는 크게 흔들립니다. 네 가지 판단 요소 가운데 가장 결정적인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일곱 번째 축 — 지어낸 기사에 신문 이름이 붙었다
인공지능은 없는 사실을 그럴듯하게 지어내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 지어낸 내용에 출처를 붙일 때입니다.
소장은 모델이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시애틀 타임스나 뉴스데이가 보도한 것처럼 표시한 사례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신문에게 신뢰는 상품 그 자체입니다. 쓰지 않은 기사가 자기 이름으로 돌아다니면 그 상품이 손상됩니다.

여덟 번째 축 — 상표 희석
위 문제는 저작권만으로 다루기 어렵습니다. 지어낸 문장 자체는 신문의 저작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장은 상표법을 함께 걸었습니다. 신문 제호는 등록된 상표이고, 그것을 엉뚱한 내용에 붙이면 상표의 가치가 묽어진다는 논리입니다.
저작권과 상표를 함께 거는 구성은 아직 흔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이 주목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례로 보는 피해 — 트래픽과 광고 수익
두 신문은 이 방식의 학습과 서비스가 사업 모델을 무너뜨렸다고 주장합니다. 이용자에게 기사를 대신할 물건을 쥐여 주었다는 것입니다.
지역 신문의 수익 구조는 단순합니다. 사람이 기사를 읽으러 오고, 그 방문에 광고가 붙고, 일부가 구독자가 됩니다.
요약이 이 흐름의 첫 단계를 가로채면 뒤의 두 단계는 자동으로 줄어듭니다. 전국지보다 지역지가 더 크게 흔들리는 구조입니다.

요구 사항 하나 — 손해배상
원고는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침해된 저작물 하나하나에 배상액이 붙는 방식이라 기사 수가 많으면 총액이 커집니다.
저작권 관리 정보 제거에도 별도 배상이 붙습니다. 이 항목이 총액을 크게 올리는 요인입니다.
구체적인 금액은 소장에 못 박히지 않았습니다. 침해 건수를 소송 과정에서 확정한 뒤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요구 사항 둘 — 금지명령
돈을 받는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같은 일을 하지 말라는 명령을 함께 요구했습니다.
금지명령이 나오면 두 회사는 해당 신문의 기사를 학습에도, 실시간 요약에도 쓸 수 없게 됩니다.
돈보다 이쪽이 실질적으로 더 무겁습니다. 서비스 설계 자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입니다.

요구 사항 셋 — 모델 폐기
가장 센 요구는 마지막에 있습니다. 자사 기사가 들어간 복제물과 학습 데이터, 그리고 그 데이터로 만든 언어 모델을 압류하거나 없애 달라는 것입니다.
모델을 없애라는 요구는 학습된 결과물 자체를 침해물로 본다는 뜻입니다. 데이터만 지우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시애틀 타임스와 뉴스데이만 이런 요구를 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여덟 갈래 주장 끝에 붙으니 무게가 다르게 실립니다.
모델 폐기 요구가 현실적인가
기술적으로는 어렵습니다. 학습이 끝난 모델에서 특정 기사만 골라 빼내는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지우려면 처음부터 다시 학습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요구는 실제 집행보다 협상 카드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악의 결과를 걸어 두면 합의 조건이 달라집니다.
다만 법원이 부분적으로라도 인정하면 파장이 큽니다. 이미 서비스 중인 모델이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오픈AI의 입장
오픈AI는 자사 모델이 공개된 데이터로 학습했고 그 관행이 공정이용에 기반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 소송 자체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에 회사가 자세히 답하지 않는 것은 통상적인 대응입니다.
공정이용 주장은 지금까지 언론사 소송에서 오픈AI가 일관되게 유지해 온 방어선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입장
마이크로소프트는 소송이 제기된 데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역 저널리즘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해법을 논의할 뜻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오픈AI보다 문을 열어 둔 답변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여러 언론사와 이미 콘텐츠 계약을 맺어 왔습니다.
두 피고의 결이 다르다는 점은 앞으로 합의 국면에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2023년 뉴욕타임스 소송과의 차이
뉴욕타임스 사건은 학습과 원문 재현에 초점이 있었습니다. 이번 소장은 여기에 유료 장벽 우회, 실시간 요약, 지어낸 출처 표시, 상표 희석을 더했습니다.
주장이 늘었다는 것은 방어할 지점이 늘었다는 뜻입니다. 한 갈래에서 공정이용이 인정돼도 다른 갈래가 남습니다.
특히 실시간 요약과 상표 문제는 학습 논쟁과 별개로 굴러갑니다. 공정이용 판단이 어느 쪽으로 나든 살아남는 주장입니다.
지역 신문이 원고석에 앉은 의미
지금까지 AI 회사를 건 언론사는 대체로 전국 단위의 큰 곳이었습니다. 소송을 끌고 갈 체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지역 신문이 원고가 되었다는 것은 이 분쟁이 저변으로 내려왔다는 신호입니다. 지역지는 대체 효과를 더 직접적으로 겪습니다.
규모가 작을수록 방문자 감소가 곧바로 존폐로 이어집니다. 잃을 것이 적어서가 아니라 남은 것이 적어서 소송에 나서는 쪽에 가깝습니다.

앤스로픽 15억 달러 합의가 만든 기준선
지난 7월 앤스로픽이 저작권 집단소송을 15억 달러에 합의하고 법원의 최종 승인을 받았습니다. 미국 저작권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이 합의는 뒤따르는 모든 소송에 숫자를 하나 남겼습니다. 원고 쪽은 이제 비교할 수 있는 선례를 손에 쥐고 협상에 들어갑니다.
AI 회사 입장에서는 재판까지 가는 위험이 명확해졌습니다. 합의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이유입니다.
앞으로 무엇을 지켜봐야 하나
첫째, 유료 장벽 우회 주장이 사실로 인정되는지입니다. 인정되면 공정이용 방어의 전제가 흔들립니다.
둘째, 실시간 요약을 학습과 분리해 판단하는지입니다. 분리하면 AI 검색 서비스 전반이 영향을 받습니다.
셋째, 상표 희석 주장이 살아남는지입니다. 살아남으면 지어낸 내용에 출처를 붙이는 문제에 새 규율이 생깁니다.

핵심 정리
시애틀 타임스와 뉴스데이가 9월 4일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걸었습니다.
주장은 여덟 갈래입니다. 허락 없는 학습, 유료 장벽 우회, 저작권 관리 정보 제거, 원문 재현, 실시간 요약, 시장 대체, 지어낸 출처 표시, 상표 희석입니다.
요구는 손해배상과 금지명령, 그리고 학습 데이터와 모델의 폐기입니다. 앞선 소송보다 주장의 폭이 넓고 지역 신문이 원고로 나섰다는 점이 이 사건의 특징입니다.
참고하실 만한 것
AI가 만든 요약을 읽을 때는 출처 표시를 한 번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링크를 눌러 실제 그 기사가 있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지어낸 출처를 걸러낼 수 있습니다.
글을 쓰거나 사이트를 운영하신다면 robots.txt로 수집 범위를 밝혀 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법적 효력은 약하지만 거부 의사를 남기는 기록이 됩니다.
SVIL은 최신 AI 소식을 큰 글씨와 높은 대비로 정리해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블로그에서 지난 글도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
- TechCrunch — Seattle Times and Newsday are the latest publications to sue OpenAI and Microsoft
- Engadget — Two more news organizations sue OpenAI and Microsoft for copyright infringement
- GeekWire — Seattle Times sues Microsoft and OpenAI over AI training on its journalism
- Unite.AI — Seattle Times and Newsday Sue OpenAI and Microsoft Over News Content
- Data Studios — Paywalled Journalism, AI Training Data, Fair Use, and Model Destruction Claims
- Thurrott — Newsday and The Seattle Times Sue OpenAI and Microsoft
- The Next Web — Two more newsrooms join the case against OpenAI and Microsoft
- The Authors Guild — Court Grants Final Approval of $1.5 Billion Anthropic Copyright Settlement
협업문의 : kuroicod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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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 https://svil.de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