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초 및 활용 29회: AI와 사회 — 직업이 아니라 과업이 바뀝니다

AI 기초 및 활용 29회: AI와 사회 — 직업이 아니라 과업이 바뀝니다

오늘의 질문 — 무엇이 실제로 바뀌고 있나

AI가 사회를 바꾼다는 말은 너무 자주 들어서 오히려 잘 안 들립니다. "일자리가 없어진다""결국 별거 없다"가 동시에 유통되고요.

오늘은 그 사이에서 지금까지 실제로 관측된 것아직 모르는 것을 나눠 보겠습니다. 예측을 하려는 게 아니라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를 정리하는 자리예요.

그리고 규제를 봅니다. 유럽·미국·한국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그 차이가 무엇을 우선하느냐에서 나온다는 것을 보게 될 거예요.

오늘의 질문은 이것입니다. 사회는 이 기술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으며, 그 대응이 누구를 보호하는가.

지난 회차 연결 — 문제에서 대응으로

28회차에서 무엇이 문제인가를 봤습니다. 편향이 어디서 오는지, 공정성이 왜 하나로 정의되지 않는지, 책임이 어떻게 흩어지는지요.

그리고 마지막에 "무엇을 우선할지 누가 정하는가"를 물었죠. 오늘이 그 답을 시도하는 자리입니다. 사회가 실제로 어떻게 정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요.

27회차에서 "개인이 조심해서 풀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했는데, 오늘 그 문제들이 제도로 어떻게 다뤄지는지도 함께 봅니다.

하나로 붙어 있던 청록빛 덩어리가 여러 개의 작은 조각으로 갈라져 흩어지는 모습 — 하나의 직업이 여러 과업으로 쪼개지는 것을 뜻하는 개념 이미지

일자리 ① 직업이 아니라 과업이 바뀝니다

가장 흔한 오해부터 바로잡겠습니다. 직업 단위로 사라지는 일은 드뭅니다.

하나의 직업은 여러 과업의 묶음입니다. 번역가는 번역만 하지 않아요. 자료를 조사하고, 용어를 정리하고, 고객과 소통하고, 감수하고, 일정을 관리합니다.

AI는 그중 일부를 대신합니다. 그러면 직업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직업의 구성이 바뀝니다. 번역가의 일이 번역에서 감수와 판단으로 옮겨 가는 식이죠.

그래서 봐야 할 질문이 달라집니다. "내 직업이 없어지나"가 아니라 "내 일의 어느 부분이 대체되나"입니다. 그리고 남는 부분이 내가 잘하는 부분인가요.

일자리 ② 사라지는 것과 생기는 것

어떤 과업이 먼저 대체될까요. 26회차의 기준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먼저 대체되는 것은 검증이 쉽고 반복적이며 규칙이 명확한 일입니다. 정형화된 문서 작성, 1차 번역, 데이터 정리, 기본적인 코드 작성이요.

덜 대체되는 것은 판단과 책임이 필요한 일, 사람과 협상하는 일, 물리적인 일, 그리고 맥락이 계속 바뀌는 일입니다.

그리고 새로 생기는 일도 있습니다. AI 결과를 검증하는 일, 시스템을 설계하고 연결하는 일, 데이터를 준비하는 일이요. 다만 없어지는 일과 생기는 일이 같은 사람에게 오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나란히 선 두 개의 청록빛 막대 가운데 왼쪽은 낮게 줄어 있고 오른쪽은 높이 솟아 있는 모습, 눈금이나 숫자는 없다 — 줄어드는 일과 늘어나는 일이 함께 있음을 뜻하는 개념 이미지

일자리 ③ 지금까지 관측된 것

여기서 정직해야 합니다. 대규모 일자리 감소는 아직 명확히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연구에서 비교적 일관되게 나타난 것은 이렇습니다. 같은 일을 하는 시간이 줄었다는 것이요. 특히 글쓰기와 코딩에서 생산성 향상이 반복해서 보고됐습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패턴이 있습니다. 숙련도가 낮은 쪽에서 향상 폭이 더 컸다는 결과가 여러 번 나왔어요. AI가 격차를 좁히는 방향으로 작용한 겁니다.

다만 이건 개인의 생산성 이야기이고, 고용 총량은 다른 문제입니다. 생산성이 오르면 같은 일을 적은 인원으로 할 수 있으니까요. 그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아직 데이터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오늘 이 부분은 확정된 사실보다 관측 중인 현상으로 읽어 주세요.

일자리 ④ 격차가 어디서 벌어지나

총량보다 확실한 것은 분포입니다. 몇 가지 축에서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요.

도구에 접근할 수 있는가. 26회차에서 봤듯 좋은 도구는 유료이고, 조직이 사 주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갈립니다.

쓸 줄 아는가. 24회차에서 다룬 그것이요. 같은 도구를 써도 결과가 크게 다릅니다.

일의 성격이 어떤가. 검증이 쉬운 일을 하는 사람은 생산성이 크게 오르고, 그렇지 않은 일은 별 변화가 없습니다.

그리고 언어가 있습니다. 18회차에서 다룬 토큰 효율의 불평등이요. 같은 도구를 써도 한국어 사용자가 더 비싸고 느리게 씁니다.

함께 출발한 두 개의 청록빛 선이 오른쪽으로 갈수록 점점 벌어져 간격이 넓어지는 모습 —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격차를 뜻하는 개념 이미지

교육 ①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교육은 가장 먼저 흔들린 분야입니다. 그리고 아직 답이 정리되지 않았어요.

근본적인 질문이 있습니다. AI가 대신할 수 있는 것을 여전히 가르쳐야 하나.

계산기가 나왔을 때 같은 논쟁이 있었죠. 결론은 "계산은 도구에 맡기되 수학적 사고는 가르친다"였습니다. 다만 기본 연산은 여전히 가르칩니다. 감각이 있어야 결과가 이상한 걸 알아채니까요.

지금 글쓰기에서 비슷한 논의가 벌어집니다. AI가 써 주는데 왜 배워야 하나. 답은 비슷할 겁니다. 결과가 좋은지 판단하려면 스스로 쓸 줄 알아야 합니다. 24회차에서 말한 "설명할 수 있는가"가 여기서도 기준이에요.

곧게 가던 청록빛 선이 갈림목에서 다른 방향으로 꺾여 나가고 원래 가던 길은 흐릿하게 남은 모습 — 교육의 경로가 다시 정해지는 것을 뜻하는 개념 이미지

교육 ② 평가가 먼저 무너집니다

실제로 가장 먼저 문제가 된 것은 가르치는 내용이 아니라 평가입니다.

집에서 써 오는 과제는 AI를 썼는지 확인할 방법이 사실상 없습니다. AI 탐지 도구가 나왔지만 오탐이 많고, 특히 모국어가 아닌 사람의 글을 AI로 오판하는 문제가 반복 보고됐어요.

그래서 탐지에 기대는 방식은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17회차에서 말한 그 구조예요. 탐지기가 좋아지면 그것을 통과하도록 생성이 좋아집니다.

대신 평가 방식 자체를 바꾸는 흐름이 생겼습니다. 과정을 함께 제출하게 하거나, 대면으로 설명하게 하거나, AI를 쓰는 것을 전제로 더 어려운 과제를 내는 식으로요.

어두운 공간에 밝게 열린 문 하나가 서 있고 그 너머로 빛이 쏟아지는 모습 — 평가와 관문의 형태가 바뀌는 것을 뜻하는 개념 이미지

교육 ③ 그래서 어떻게 바뀌고 있나

현재 대체로 수렴하고 있는 방향이 몇 가지 있습니다.

금지에서 조건부 허용으로. 초기에는 금지가 많았지만 지키기 어렵고 불공평하다는 것이 드러났어요. 지금은 어디까지 허용하는지 명시하는 쪽으로 갑니다.

결과보다 과정을 봅니다. 27회차에서 말한 "설명할 수 있는가"가 평가 기준이 되는 겁니다.

검증 능력을 가르칩니다. 21회차의 그 습관이요. AI 답을 의심하고 확인하는 법이 새로운 문해력이 됐습니다.

그리고 접근성 관점에서 하나 짚겠습니다. 25회차에서 봤듯 AI는 글쓰기가 어려운 학생에게 실질적인 지원입니다. AI 사용을 일괄 금지하면 그 학생들의 지원 수단까지 함께 막힙니다. 금지가 공평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공평한 경우예요.

규제가 필요한 이유

이제 규제입니다. 왜 필요한지부터 짚겠습니다.

28회차에서 책임의 공백을 봤습니다. 관여자는 많은데 아무도 온전히 책임지지 않는 상태요. 시장이 스스로 이걸 해결하지 않습니다. 피해를 입는 사람과 이득을 얻는 사람이 다르니까요.

그리고 27회차에서 선택지가 없는 의존을 봤죠. 개인이 조심해서 풀 수 없는 문제들이요.

규제는 이 지점에 개입합니다. 다만 어떻게 개입할지에서 나라마다 갈립니다.

어둠 속에 서로 다른 모양과 짜임을 가진 세 개의 청록빛 영역이 나란히 놓인 모습 — 지역마다 다른 규제 지형을 뜻하는 개념 이미지

유럽 — 위험 등급으로 나눈다

유럽연합의 AI법은 세계에서 가장 포괄적인 AI 규제로 꼽힙니다. 접근 방식이 명확해요.

용도의 위험도로 등급을 나눕니다. 모델의 성능이 아니라 어디에 쓰는가를 기준으로요.

금지 등급이 있습니다. 사회적 점수 매기기, 특정 방식의 생체 인식 같은 것이요. 아예 못 씁니다.

고위험 등급이 있습니다. 채용, 신용 평가, 교육, 법 집행, 필수 서비스 접근 같은 것이요. 28회차에서 다룬 바로 그 영역들입니다. 여기에는 데이터 품질, 기록 보관, 사람의 감독, 투명성 의무가 붙습니다.

투명성 등급이 있습니다. 챗봇은 사람이 아님을 밝혀야 하고, 생성물은 AI 생성임을 표시해야 합니다.

나머지는 규제 대상이 아닙니다. 대다수 AI가 여기 속해요.

넓은 바닥에서 위로 갈수록 좁아지며 밝아지는 네 단의 청록빛 계단 구조 — 위험도에 따라 층을 나눈 규제 방식을 뜻하는 개념 이미지

유럽 ② 지금 무엇이 시행 중인가

구체적인 일정을 짚겠습니다. 이 부분은 시점에 따라 계속 바뀌니 2026년 8월 기준으로 적습니다.

2026년 8월 2일부터 투명성 의무가 시행됐습니다. 챗봇 고지, 합성 콘텐츠 표시, 딥페이크 라벨링이요. 유럽 집행위원회가 실제 집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고위험 시스템에 대한 전면 적용은 2027년 12월로 미뤄졌습니다. 준비 기간이 부족하다는 산업계 요구가 반영된 결과예요. 채용·신용·교육 같은 가장 중요한 영역의 규제가 뒤로 밀린 겁니다.

그리고 금지 목록에 항목이 추가됐습니다. 동의 없는 성적 합성물 제작이요. 17회차에서 다룬 그 피해가 명시적 금지로 들어간 것입니다.

이 조정 과정 자체가 시사적입니다. 규제는 만들어진 뒤에도 계속 협상됩니다.

미국 — 가볍게, 그리고 비공개로

미국은 포괄적인 연방 법률이 없습니다. 대신 행정명령과 분야별 지침, 그리고 자율 규제로 갑니다.

2026년 8월 기준으로 프런티어 모델에 대한 자율 규제 프레임워크가 확정됐습니다. 핵심은 정부가 출시 30일 전에 모델을 검토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에요.

특징이 둘 있습니다. 하나는 공개 가중치 모델을 제외했다는 것. 규제 대상이 비공개 최신 모델로 한정됩니다. 다른 하나는 프레임워크 본문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는 점이고요.

이 두 번째가 논쟁적입니다. 규제 내용을 시민이 볼 수 없으면 그것이 적절한지 판단할 수도,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으니까요.

미국 접근의 논리는 명확합니다. 혁신 속도를 늦추지 않는 것이 우선이고, 사고가 나면 기존 법으로 사후 대응한다는 것이요.

가는 청록빛 선으로만 이루어진 성긴 골격이 어둠 속에 떠 있고 사이사이가 크게 비어 있는 모습 — 느슨하고 통과하기 쉬운 규제 틀을 뜻하는 개념 이미지

한국 — 진흥과 규제 사이

한국은 독자적인 자리에 있습니다.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줄여서 AI 기본법이요.

2024년 12월 국회를 통과했고 2026년 1월부터 시행됐습니다. 개정법과 시행령이 2026년 7월 21일에 함께 시행되면서 세부 사항이 갖춰졌고요.

성격이 이름에 드러납니다. 규제법이 아니라 기본법이에요. 진흥에 무게를 두고 필요 최소한의 규제를 두는 설계입니다.

주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고영향 AI라는 범주를 두고 의무를 부과하고, 생성형 AI 결과물에 표시를 요구하며,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사업자에게 국내 대리인을 두게 합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점. 유럽이 고위험 규제를 2027년으로 미루면서, 한국이 실질적으로 가장 먼저 전면 적용하는 나라가 됐습니다.

어둠 속에 떠 있는 청록빛 골조 가운데 일부는 단단히 채워져 있고 일부는 아직 윤곽만 남아 있는 모습 — 만들어지는 중인 제도의 틀을 뜻하는 개념 이미지

세 방향의 차이가 뜻하는 것

셋을 나란히 놓으면 무엇을 우선했는가가 보입니다.

유럽은 권리를 우선합니다. 시민이 자동 판정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중심에 두죠. 대신 규제 비용이 큽니다.

미국은 속도를 우선합니다. 앞서가는 것이 안전이라는 관점이에요. 대신 피해가 난 뒤에야 대응합니다.

한국은 산업 육성을 우선하되 최소 안전장치를 둡니다. 중간에 서는 전략이죠. 대신 어느 쪽에서도 기준이 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 어느 하나가 정답이 아닙니다. 28회차에서 봤듯 여러 가치를 동시에 만족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규제 설계도 결국 무엇을 포기할지 정하는 일이에요.

공통으로 나타나는 항목들

방향은 달라도 반복해서 등장하는 요구가 있습니다. 이것들이 사실상의 국제 표준이 되어 가고 있어요.

AI라고 밝히기. 사람이 아니라는 것과 생성물이라는 것을요.

고위험 용도의 특별 취급. 채용·신용·의료·법 집행처럼 사람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영역이요.

사람의 감독. 자동 판정만으로 중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이요.

기록 보관. 사후에 따질 수 있게요.

이의 제기 통로. 다음 섹션의 주제입니다.

이의 제기 권리 — 28회차의 회수

28회차에서 책임의 공백을 메우는 장치로 이의 제기를 꼽았습니다. 실제 제도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보겠습니다.

유럽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규정에 자동화된 결정만으로 중대한 영향을 받지 않을 권리가 이미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개입을 요구할 권리도요. AI법이 이것을 확장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설명 요구와 거부권이 개인정보 보호법에 들어와 있습니다.

그런데 제도가 있다고 작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28회차에서 봤듯 탈락한 사람은 자기가 자동 판정을 받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실질적인 열쇠는 자동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입니다. 알아야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니까요. 권리는 알림에서 시작합니다.

국제적 불균형

더 큰 그림을 봐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AI를 만드는 나라는 아주 적습니다.

최신 모델을 훈련시키려면 18회차에서 봤듯 막대한 계산 자원과 데이터와 자본이 필요합니다. 이 조건을 갖춘 곳이 세계에 몇 되지 않아요.

그러면 나머지 나라는 쓰는 쪽이 됩니다. 그리고 쓰는 쪽은 모델의 가치 기준을 그대로 받습니다. 19회차에서 다룬 "누구의 선호가 기준인가"국가 간 문제가 되는 겁니다.

규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국에 개발사가 없으면 규제할 대상이 국내에 없습니다. 한국의 국내 대리인 제도 같은 장치가 나온 배경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자체 모델을 갖는 것이 여러 나라의 정책 목표가 됐습니다. 26회차에서 다룬 공개 가중치 모델이 이 맥락에서 중요해지는 이유이기도 해요.

넓은 어둠 속에서 몇몇 좁은 구역에만 청록빛이 강하게 몰려 있고 나머지 대부분은 거의 캄캄한 모습 — 소수 지역에 집중된 기술과 자원의 불균형을 뜻하는 개념 이미지

접근성 관점 — 언어와 지역

이 시리즈의 관점에서 하나 더 짚겠습니다. 불균형은 언어에서도 나타납니다.

18회차의 토큰 효율, 19회차의 선호 데이터 편중, 28회차의 대표성 문제가 전부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데이터가 적은 언어와 지역의 사용자가 불리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이중 불리가 있습니다. 영어가 아니면서 동시에 장애가 있는 경우요. 두 가지 소수성이 겹치면 데이터에 거의 없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어 화면 낭독 음성의 자연스러움, 한국어 비표준 발화의 인식률, 한국 맥락의 접근성 정보 같은 곳에서 차이가 납니다.

이건 개인이 노력해서 풀 수 없습니다. 데이터를 만들고 모델을 만드는 쪽의 결정이 필요해요. 그래서 자국어 모델과 공개 데이터가 접근성 문제이기도 한 겁니다.

개인이 마주하는 실제 변화

거시적인 이야기를 개인의 자리로 가져오겠습니다. 실제로 체감되는 것들이요.

지원과 심사에 자동 판정이 들어옵니다. 채용 서류, 대출, 보험이요. 알아 둘 것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만든 것에 표시 의무가 생깁니다. 26회차에서 짚은 그것이요.

일의 구성이 바뀝니다. 직업이 아니라 과업 단위로요.

정보 환경이 바뀝니다. AI 생성 콘텐츠가 늘면서 무엇이 사람이 쓴 것인지 구분이 어려워집니다. 21회차의 검증 습관이 읽는 쪽에서도 필요해지는 거예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이것만 하면 된다"는 답은 없지만, 방향은 말할 수 있습니다.

검증하는 능력. 21회차의 그것이 새로운 기초 능력이 됐습니다. 만드는 것보다 판별하는 것의 값어치가 올라갑니다.

맥락을 다루는 능력. 20회차에서 봤듯 맥락이 절반입니다. 그리고 맥락을 아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일이에요.

책임을 지는 능력. 28회차의 책임 공백에서 "내가 책임진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의 자리가 오히려 중요해집니다.

그리고 계속 다시 시도하는 습관이요. 24·26회차에서 반복한 그것입니다. 안 되던 것이 되는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실질적인 경쟁력입니다.

예측에 대한 정직한 태도

마지막으로 태도를 짚겠습니다. 이 회차의 내용 중 상당 부분은 불확실합니다.

일자리 총량이 어떻게 될지, 규제가 어떻게 자리 잡을지, 격차가 벌어질지 좁혀질지 아직 모릅니다. 확신에 찬 예측은 대체로 확신할 근거가 없습니다.

21회차에서 확신에 찬 말투와 정확도가 따로 논다고 했죠. 그 기준은 사람의 예측에도 적용됩니다.

그래서 이 회차의 목표는 예측이 아니라 지금 확인된 것과 아직 모르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과장된 이야기에 덜 휘둘릴 수 있으니까요.

어둠 속에 같은 높이와 밝기의 청록빛 기둥 세 개가 나란히 솟아오른 모습 — 이번 회차의 핵심 정리 세 가지를 뜻하는 개념 이미지

핵심 정리 — 세 줄

첫째, 직업이 아니라 과업이 바뀝니다. 검증이 쉽고 반복적이며 규칙이 명확한 과업부터 대체되고, 판단과 책임과 맥락이 필요한 과업은 남습니다. 지금까지 관측된 것은 같은 일에 드는 시간이 줄었다는 것과 숙련도가 낮은 쪽에서 향상 폭이 컸다는 것이며, 고용 총량의 변화는 아직 데이터가 부족합니다.

둘째, 규제의 방향 차이는 무엇을 우선하느냐의 차이입니다. 유럽은 권리를 우선해 위험 등급으로 나누고, 미국은 속도를 우선해 자율 규제로 가며, 한국은 진흥에 무게를 두되 최소 안전장치를 둡니다. 어느 하나가 정답이 아니라 무엇을 포기할지 정한 결과이며, 유럽이 고위험 규제를 미루면서 한국이 먼저 전면 적용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셋째, 권리는 알림에서 시작합니다. 자동 판정에 이의를 제기할 권리는 제도로 이미 있지만, 자기가 자동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모르면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AI를 만드는 나라가 소수라 쓰는 쪽은 그 가치 기준을 그대로 받게 되며, 이 불균형은 언어와 접근성에서 겹쳐 나타납니다.

용어 정리

과업 — 직업을 이루는 개별 작업 단위. AI의 영향은 직업이 아니라 과업 단위로 나타납니다.

EU AI법 — 용도의 위험도에 따라 금지·고위험·투명성 등급으로 나눠 의무를 부과하는 유럽연합의 포괄 규제.

고위험 AI — 채용·신용·교육·법 집행처럼 사람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용도. 데이터 품질, 기록, 사람의 감독 의무가 붙습니다.

AI 기본법 — 한국의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진흥에 무게를 두고 최소한의 규제를 두는 설계입니다.

고영향 AI — 한국 AI 기본법이 규정한, 사람의 권리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AI 범주.

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권리 — 자동 판정만으로 중대한 영향을 받지 않고 사람의 개입과 설명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국내 대리인 — 해외 사업자가 국내에 두어야 하는 책임 창구. 규제 대상이 국외에 있을 때의 집행 수단입니다.

다음 회차 예고 — 그리고 생각해볼 질문

30회차는 「AI의 미래」이자 이 시리즈의 마지막 회입니다.

AGI 논쟁의 양쪽 논리를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고 정리하고, 정렬 문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짚고, 그리고 29회에 걸쳐 배운 것을 하나로 묶어 마무리하겠습니다.

1회차에서 "지능의 정의"로 시작했으니, 마지막에 그 질문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로요.

생각해볼 질문. 오늘 "권리는 알림에서 시작한다"고 했습니다. 자동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아야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요.

그런데 우리가 하루에 마주하는 자동 판정이 얼마나 될까요. 추천 목록, 검색 순위, 광고, 대출 한도, 보험료요. 전부 알림을 받는다면 우리는 그것을 다 읽을 수 있을까요? 알 권리와 알림 피로 사이에서 어디에 선을 그어야 할까요? 댓글로 들려주세요.


이 포스트는 SVIL 연구소 「AI 기초 및 활용」 30회 시리즈의 29회차이며, 제6부 「윤리·사회·미래」의 두 번째 회입니다. 규제 관련 내용은 2026년 8월 기준이며 이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하버드 CS50 AI, MIT 6.S191 등 공개 교육과정의 구조를 참고했으며, 모든 내용은 이미지 없이 본문만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든 이미지에는 내용을 설명하는 대체텍스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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