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칩값이 두 달 만에 50% 올랐습니다 — HBM 부족이 중국 AI 자립을 붙잡았습니다
중국이 엔비디아를 대체하겠다며 국산 AI 칩을 밀어 온 지 몇 해가 됐습니다. 그런데 그 국산 칩의 값이 두 달 만에 최대 50퍼센트 뛰었습니다.
로이터가 단독으로 전한 내용입니다. 화웨이와 캄브리콘을 비롯한 중국 AI 칩 회사들이 현행 제품과 차세대 제품의 가격을 한꺼번에 올렸습니다. 이유는 칩 자체가 아니라 그 위에 얹히는 메모리였습니다.
오늘은 HBM이라는 메모리 하나가 어떻게 한 나라의 AI 자립 계획을 붙잡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두 달 만에 값이 바뀌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AI 칩 업체들이 고객에게 제시하던 가격을 두 달 전과 견줘 큰 폭으로 올렸습니다. 인상 폭은 제품에 따라 20퍼센트에서 50퍼센트 사이입니다.
반도체 가격이 이 정도 속도로 움직이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수요가 늘어서가 아니라 부품을 구하는 값이 올라서 생긴 인상이라는 점이 특히 그렇습니다.
어센드 950DT — 25만 위안을 넘겼습니다
화웨이의 어센드 950DT 가속 카드는 25만 위안을 넘는 값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3만 7천 달러 남짓입니다.
두 달 전 고객에게 알리던 가격과 비교하면 20퍼센트에서 50퍼센트 오른 수준입니다. 950DT는 화웨이 로드맵에서 올해 4분기에 나올 상위 제품으로 잡혀 있던 카드입니다.

어센드 950PR — 6만에서 8만 위안으로
같은 계열의 어센드 950PR도 약 30퍼센트 올랐습니다. 6만 위안 안팎이던 값이 8만 위안을 넘겼습니다.
950PR은 올해 1분기부터 공급되기 시작한 제품입니다.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카드의 값이 뒤늦게 오른 것이라 재고를 쥔 쪽과 지금 사는 쪽의 조건이 달라집니다.
어센드 910C — 9만에서 11만 위안으로
한 세대 앞선 어센드 910C도 값이 올랐습니다. 9만 위안이던 것이 11만 위안을 넘어섰습니다.
구형 제품까지 값이 오르는 것은 공급 쪽 압박이 계열 전체에 걸려 있다는 뜻입니다. 신제품 우선 배정으로 설명되지 않는 움직임입니다.

캄브리콘 690도 20~30% 올랐습니다
화웨이만의 일이 아닙니다. 캄브리콘은 690이라는 이름으로 준비 중인 차세대 칩의 값을 두 달 전 제시 수준보다 20에서 30퍼센트 높게 다시 매겼습니다.
아직 본격 공급 전인 제품의 값이 미리 오른 것입니다. 부품 조달 비용이 이미 확정 단계에 들어갔다고 판단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메타엑스와 일루바타 코어엑스도 따라갔습니다
규모가 작은 경쟁사들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메타엑스와 일루바타 코어엑스 역시 가격을 올렸습니다.
업계 전반이 같은 시기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은 개별 회사의 판단이 아니라 공통 원인이 있다는 뜻입니다.

오른 것은 칩이 아니라 메모리였습니다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연산 칩 자체가 아니라 고대역폭 메모리, 곧 HBM입니다.
AI 가속기는 연산 칩과 메모리를 함께 묶어 만듭니다. 메모리를 구하는 값이 오르면 완제품 값이 그대로 따라 오릅니다. 설계를 바꿔서 피할 수 있는 종류의 비용이 아닙니다.
HBM이 무엇이길래
HBM은 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를 훨씬 빠르게 주고받게 만든 부품입니다.
AI 모델은 계산보다 데이터를 옮기는 데서 먼저 막힙니다. 연산 장치가 아무리 빨라도 메모리가 데이터를 제때 대 주지 못하면 놀게 됩니다. HBM은 그 병목을 푸는 부품이고, 그래서 AI 가속기에서 빠질 수 없습니다.

이 시장은 세 회사가 쥐고 있습니다
고성능 HBM 시장은 사실상 세 회사가 나눠 갖고 있습니다. 한국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그리고 미국의 마이크론입니다.
공급자가 셋뿐인 시장에서 그중 어느 쪽에도 정상적으로 접근할 수 없게 되면 남는 선택지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2024년 12월, 미국이 문을 좁혔습니다
미국은 2024년 12월 특정 고급 HBM 제품의 대중국 수출 통제를 강화했습니다. 이 조치가 지금 상황의 출발점입니다.
통제 자체는 새 소식이 아닙니다. 새로운 것은 그 여파가 이제 완제품 가격표에 숫자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회색시장이 열렸습니다
정상 경로가 좁아지자 중국 칩 회사들은 회색시장 채널에 점점 더 기대게 됐습니다. 보도가 인용한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공식 유통망을 거치지 않는 물량이라 수량도 품질도 보장되지 않습니다. 생산 계획을 세우기 어려워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몇 배 비싼 값을 치릅니다
이렇게 확보한 HBM은 중국 밖 구매자가 치르는 값의 몇 배에 이른다고 전해집니다.
같은 부품을 두고 몇 배를 더 내야 한다면 완제품 가격 경쟁력은 처음부터 무너진 상태에서 출발합니다. 인상 폭 20에서 50퍼센트는 그 부담을 고객에게 넘긴 결과입니다.

자체 HBM을 쓴다고 했는데 왜 올랐나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습니다. 화웨이는 어센드 950 계열에 자체 개발한 HBM을 넣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왔습니다.
자체 메모리를 쓴다면 수출 통제의 영향을 덜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도 값이 올랐다는 것은 자체 HBM만으로는 필요한 물량을 아직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발표된 계획과 실제 생산 사이에 간격이 남아 있다는 신호입니다.
히비엘 1.0과 히지큐 2.0
화웨이가 공개한 자체 HBM은 두 종류입니다. 히비엘 1.0은 용량 128기가바이트에 대역폭 1.6테라바이트 수준으로 950PR에 쓰이고, 히지큐 2.0은 용량 144기가바이트에 대역폭 4테라바이트 수준으로 950DT에 들어가는 것으로 소개됐습니다.
수치만 보면 상당한 사양입니다. 문제는 사양이 아니라 양산 규모입니다.

로드맵은 2028년까지 그려져 있습니다
화웨이의 AI 칩 로드맵은 2028년까지 이어집니다. 2025년 910C, 2026년 950 계열, 2027년 960, 2028년 970 순서입니다.
세대가 올라갈수록 총 메모리 용량과 상호연결 대역폭을 키우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메모리 의존은 줄지 않고 오히려 커집니다.
자립 계획과 현실 사이의 간격
로드맵은 자립을 향하고 있는데 당장의 가격표는 반대 방향을 가리킵니다. 이 간격이 지금 중국 AI 반도체 산업의 실제 위치입니다.
연산 칩 설계와 제조에서 진전이 있어도 메모리에서 막히면 완제품은 나오지 못합니다. 반도체 자립이 칩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난 장면입니다.

일루바타가 바이트댄스에 10만 장을 돌렸습니다
공급이 빠듯해지자 물량 배분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일루바타 코어엑스는 바이트댄스로 가는 연간 GPU 출하량을 10만 장으로 두 배 늘렸습니다.
대형 고객을 잡기 위해 다른 곳에 갈 물량을 돌린 것입니다. 부족한 자원을 어디에 쓸지가 곧 사업 전략이 되는 국면입니다.
내부 물량을 빼서 외부를 채웁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물량은 원래 내부용으로 배정돼 있던 칩을 돌려 마련한 것입니다.
자체 연구와 서비스에 쓸 자원을 줄여 외부 매출을 택했다는 뜻입니다. 단기 매출에는 도움이 되지만 자체 역량 축적은 그만큼 늦어집니다.

엔비디아를 대체하라는 지시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이 엔비디아 제품 대신 국산 가속기를 쓰기를 원해 왔습니다. 방향은 여러 차례 분명하게 제시됐습니다.
그 방향을 따르려면 국산 가속기가 성능과 가격 모두에서 받아들일 만해야 합니다. 지금 흔들리고 있는 것은 뒤쪽입니다.
대체품이 더 비싸지는 역설
수출 통제는 엔비디아 칩의 접근을 막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그런데 그 통제가 HBM에도 걸리면서 대체품의 값을 올려 놓았습니다.
막으려던 대상이 아니라 그 빈자리를 메우려던 쪽이 더 비싸진 셈입니다. 통제의 효과가 의도한 자리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데이터센터 원가에 그대로 얹힙니다
가속기 한 장의 값이 20에서 50퍼센트 오르면 수천 장을 묶는 클러스터의 원가는 그대로 몇 배의 폭으로 커집니다.
AI 인프라 투자는 대개 장수 기준으로 계획됩니다. 장당 단가가 오르면 같은 예산으로 확보할 수 있는 연산 능력이 줄어듭니다.
국산화 목표와 예산이 부딪힙니다
국산 칩을 쓰라는 방침과 정해진 예산 안에서 연산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현실이 부딪힙니다.
목표 연산량을 채우려면 예산을 늘려야 하고, 예산을 지키려면 목표를 낮춰야 합니다. 어느 쪽을 택하든 계획이 뒤로 밀립니다.

한국 메모리 회사에 무엇을 뜻하는가
HBM 공급의 상당 부분이 한국 두 회사에 걸려 있다는 사실이 이번 일로 다시 드러났습니다.
수출 통제로 정상 거래는 막혀 있지만, 그 부재가 만들어 내는 가격 효과 자체가 이 부품의 위상을 보여 줍니다. 메모리가 AI 공급망에서 어느 자리에 있는지가 분명해졌습니다.
실제 사례: 국산 칩으로 클러스터를 짜는 계산
어센드 950DT를 1천 장 묶어 클러스터를 만든다고 해 봅시다. 장당 25만 위안이면 카드 값만 2억 5천만 위안입니다.
두 달 전 가격이 장당 17만 위안 수준이었다면 같은 구성이 1억 7천만 위안이었을 것입니다. 두 달 사이에 8천만 위안이 더 필요해진 셈입니다.
여기에 전력과 냉각, 상호연결 장비가 더 붙습니다. 계획을 세운 시점과 발주하는 시점이 두 달만 벌어져도 예산이 무너지는 구조입니다.

앞으로 볼 지점
가장 먼저 볼 것은 화웨이 자체 HBM의 양산 규모입니다. 히지큐 2.0이 950DT 수요를 실제로 감당하기 시작하면 가격 압박은 풀릴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회색시장 조달의 지속 가능성입니다. 이 경로가 좁아지면 인상 폭은 더 커집니다.
세 번째는 고객사의 선택입니다. 값이 오른 국산 칩을 그대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구매 시기를 미룰지가 다음 분기 출하량에 그대로 나타납니다.
핵심 정리
화웨이와 캄브리콘 등 중국 AI 칩 업체들이 두 달 전 대비 20에서 50퍼센트 가격을 올렸습니다. 어센드 950DT는 25만 위안, 950PR은 8만 위안, 910C는 11만 위안을 넘겼습니다.
원인은 연산 칩이 아니라 HBM입니다. 2024년 12월 수출 통제 강화 이후 회색시장 의존이 커졌고, 그 값이 정상 시세의 몇 배에 이릅니다.
화웨이는 자체 HBM을 넣겠다고 밝혀 왔지만 값이 오른 것은 그 계획이 아직 물량을 채우지 못한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엔비디아를 대체하려던 국산 칩이 더 비싸지는 역설이 만들어졌습니다.

참고하실 만한 것
AI 인프라 도입을 검토 중이라면 견적 유효기간을 짧게 잡아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지금은 두 달 사이에 조건이 바뀌는 구간입니다.
SVIL 블로그에서는 반도체 공급망과 AI 인프라 소식을 큰 글씨와 쉬운 설명으로 이어서 다루고 있습니다.
출처
- 로이터 단독 — 중국 AI 칩 업체들, HBM 부족에 가격 인상
- Free Malaysia Today — 로이터 보도 전문
- Investing.com — 중국 AI 칩 가격 인상, 국산화 추진에 타격
- StratNews Global — HBM 부족 속 중국 AI 칩 가격 인상
- EconoTimes — 화웨이 등 중국 AI 칩 업체 가격 인상
- DIGITIMES — 화웨이 어센드 950, 2026년 자체 HBM 탑재
- TrendForce — 화웨이 어센드 950과 자체 HBM 공개
- TechPowerUp — 화웨이 자체 HBM과 어센드 950 로드맵
- TrendForce — 어센드 950PR 기반 아틀라스 350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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